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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소식

언론보도

[밀교] 독거노인-주민 1:1 결연사업 시행

2005-03-14 조회수 1,868
"독거노인-주민 1:1 결연사업 시행
[밀교신문] 2005-03-15



"할머니, 정숙이 왔어. 정숙이."

"아이고, 우리 정숙이가 왔네."

꼭 잠겨있던 문이 정숙이가 왔다는 한마디 외침에 활짝 열리고 하얗게 샌 머리, 곱게 늙은 또 다른 정숙이 할머니가 환하게 웃고 서 있다.
도봉서원종합사회복지관이 시행하는 1:1 결연사업을 통해 만난 두 사람 윤정숙(53세), 노정숙(82세) 씨는 일주일에 2∼3번씩 이렇게 즐거운 만남을 갖는다.

"저번에 순무 먹고싶다고 했지?"

윤씨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들고 온 봉지 안에서 순무를 꺼내더니 바로 씻어와 할머니가 먹기 좋도록 얇게 썰어준다. 윤씨와 노씨의 대화가 마치 모녀지간의 대화처럼 정겹기만 하다.

이번엔 대바늘 한 웅큼을 내밀며 "하루에 한 줄만 떠야돼. 너무 많이 하면 어깨도 아프고 몸에 안 좋으니까"라고 말한다.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에 손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윤씨가 노씨에게 제안한 뜨개질은 처음에는 노씨가 젊을 때 해보고 안 해본지 오래라 다 잊었다고 했다는데, 이제는 제법 자세도 안정되고, 스웨터 몸통부분도 많이 짜여진 상태였다.

바늘이 짧아서 불편해 하는 걸보고, 집에 있는 긴바늘을 찾아다주는 윤씨의 정성이 어느 집 딸보다도 나은 듯 하다.

뜨개질은 하면서도 두 사람의 즐거운 대화는 계속 된다.

이웃집 할머니와 다퉜다는 이야기, 할머니가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 주라는 이야기 등 서로 보지 못한 몇 일 동안의 이야기들로 두 사람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더불어 옆에 앉았던 기자도 두 사람의 재미난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도봉서원종합사회복지관이 올 초부터 시작한 1:1 결연사업은 지역의 독거노인과 지역 주민이 1:1로 결연을 맺어 정기적인 방문과 말벗, 건강체크 등 홀로 사는 독거노인들에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시작된 사업이다.

1:1 결연사업에 참여한 독거 어르신들 대부분은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았고,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노씨의 경우에도 자신의 인생이 처량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윤씨와 만나 후로는 세상 살 맛이 난다고 했다.

"밖에서 정숙이야, 정숙이 하는 소리만 들려도 너무 반갑고 기분이 좋다"는 노씨는 "아직 세상에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이내 고마움의 눈물을 쏟는다.

어느새 정이 듬뿍 들어, 조금이라도 날이 안 좋으면 걱정이 돼 늦은 밤에도 찾아가고, 행여나 외로울까 명절과 생일을 꼬박꼬박 챙겨주는 윤씨. 윤씨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사람들 사이의 정"이라며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과 정신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범숙 기자 ogong@milgyonews.net